[시그널]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규모 25억 달러 외화채 발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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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1.14. 오전 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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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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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 달러 수요예측에 123억 달러 '뭉칫돈'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 전망에 해외투자자 러브콜 쏟아져

[서울경제] SK하이닉스(000660)가 25억 달러(한화 약 2조7,440억 원) 규모 외화채권을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반도체 업황과 미국 인텔사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에 따른 시장지위 강화 전망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25억 달러 규모 외화채권 발행을 위해 해외시장에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23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의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발행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 BNP파리바, HSBC, JP모건이다.

트렌치(만기구조)별로 살펴보면 5억 달러를 모집한 3년물에 28억 달러, 5년물(10억 달러)에 41억 달러가 들어왔다. ESG채권으로 발행하는 10년물(10억 달러)에도 54억 달러의 매수 주문이 쏟아져 흥행했다.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시장에서 받은 수요예측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직전 발행인 지난 2019년 9월에도 총 35억 달러(약 4조1,700억 원)어치의 대규모 매수 주문을 받았다.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자금조달비용도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발행 금리를 동일 만기 미국 국채 대비 각각 115bp(1bp=0.01%포인트), 140bp, 180bp 줄이는데 성공했다. 3년물 1.07%, 5년물 1.52%, 10년물 2.48% 수준이다.

회사는 과점화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확고한 시장지위를 구축하면서 우수한 사업 안정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환경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서버디램(DRAM)과 SSD 수요가 늘어났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3·4분기 영업익은 4조4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3% 증가했다. 올해도 서버와 전기차 등 전방산업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램에 이어 낸드메모리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 달러(약 9조8,770억 원)에 미국 인텔사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이번 M&A(인수합병)을 통해 키옥시아를 제치고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글로벌 2위의 낸드 사업자로 부상할 것”이라며 “시장점유율이 기존 10%에서 20% 수준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경쟁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발행하는 외화채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20억 달러 규모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현대캐피탈아메리카(Hyundai Capital America)의 달러 채권에도 매수세가 쏟아지면서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 각 국의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글로벌 회사채 시장이 빠르게 회복됐는데 국내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현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외화 조달을 줄였다”며 “발행 물량이 줄어들어 수급적으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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